잿더미 속 홀로 '멀쩡'…LA 산불 버틴 집, 어떻게 지었길래

9일(현지 시간) 미국 서부 해변에서 발생해 내륙으로 확산한 LA 산불 중 하나인 '팰리세이즈 산불'이 말리부를 덮치면서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주택 다수가 불에 탔지만 방화 설계로 지어진 집만 불에 타지 않았다.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를 덮친 대형 산불로 곳곳이 잿더미로 변한 가운데 홀로 온전한 모습을 유지한 건물이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2일(현지 시간) 산불 피해 속에서도 유일하게 온전히 살아남았다며 말리부 '기적의 집'을 소개했다.

말리부는 서부 해변에서 발생해 내륙으로 확산한 LA 산불이 덮치며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주택 다수가 불에 탔다. 대다수 주택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너지거나 골조만 남았지만, 그 속에서 3층짜리 흰색 집 한 채만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실제 사진을 보면 불에 타버린 집들 사이에 홀로 꼿꼿이 서 있는 흰색 외관의 3층짜리 건물이 확인된다.

이 주택은 변호사이자 폐기물 관리업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스타이너 소유 주택으로 알려졌다.

산불 당시 스타이너는 집안에 없었으며 말리부가 화염으로 뒤덮인 영상을 지인으로부터 받아보고 자신의 집도 불에 탔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집을 잃은 줄 알았다"고 당시에 관해 설명했다. 하지만 스타이너 집만은 멀쩡했다. 그는 자신의 집만 불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로 콘크리트를 활용한 방화 설계를 꼽았다.

집을 지을 당시 외벽 마감재로 석회, 시멘트, 모래, 물을 혼합해 만든 스투코(stucco)를 선택했다고 한다. 스투코는 불연성 재료로 만들어져 방화 기능은 물론 단열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방화 지붕을 사용하고, 강한 파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암반 속 15m 깊이 기반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이너는 "처음부터 산불을 염두에 두고 집을 지었다"며 "고급 방화 재료를 사용했고, 주변 식물도 불에 잘 타지 않는 종류를 심었다"고 했다.

그는 화재 소식을 들은 지인들로부터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는 데 그럴 때 '나를 위해 기도하진 마세요, 나는 재산을 잃은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보금자리를 잃었거든요'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금자리를 잃은 분들께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